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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오락실에서 접했던 게임들은 대부분 단순하면서도 분명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적을 쓰러뜨리거나, 자동차를 몰거나, 점프를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은 익숙했지만, 가끔은 처음 보는 순간부터 다른 게임들과는 결이 다르게 느껴지는 게임도 있었습니다. 제게 신입사원 석돌이가 바로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부터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보통 게임 주인공이라고 하면 용사나 전사, 무술가 같은 인물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게임은 신입사원이라는 말부터가 너무 낯설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신입사원이 그냥 회사원 정도로만 알았지만, 그 낯선 단어 하나만으로도 이 게임은 이미 다른 오락실 게임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주인공 ‘신입사원 석돌이’의 낯선 매력
제가 8살 초등학교 1학년일 때 하루는 동네 오락실에 놀러 갔었습니다. 거기 있는 많은 게임들 사이에서 이 게임은 화면만 봐도 어딘가 묘하게 달라 보였습니다. 판타지 세계도 아니고, 괴물이 나오는 공포 게임도 아니고,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슈팅 게임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화면 속 분위기가 묘하게 우습고 낯설어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습니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이 너무 평범해 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게임의 주인공들은 대체로 비장하거나 멋있었는데, 신입사원 석돌이는 어딘가 어설프고 평범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점 때문에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별히 대단한 영웅도 아닌 인물이 게임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이 어린 제게는 꽤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제목 역시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신입사원이라는 말 자체가 어린아이에게는 어른들의 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였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보면 왠지 제가 모르는 세계를 조금 엿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단지 특이한 제목 하나였을 뿐이지만, 당시에는 그 제목이 주는 낯섦이 게임 전체의 인상을 더 강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구경만 하다 동전을 넣게 되는 오락실 게임
처음에는 그저 구경만 했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면 결국 직접 해 보고 싶어지는 것이 오락실 게임이었습니다. 저도 동전을 넣고 플레이해 봤는데, 막상 해 보니 화면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하고 우스워 보였지만, 실제로는 타이밍을 잘 맞춰야 했고 적의 움직임도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 게임은 공격 방식이 독특해서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보통은 주먹질을 하거나 무기를 쓰는 게임이 익숙했는데, 이 게임은 몸으로 들이받는 듯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도 웃겼지만, 직접 할 때는 그 엉뚱한 공격 방식 때문에 오히려 더 긴장이 됐습니다. 잘 맞추면 통쾌했지만, 조금만 어긋나면 금방 흐름이 꼬여 버렸습니다.
어린 시절 오락실 환경에서는 이런 게임이 더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저장도 없고, 실수하면 다시 처음부터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웃기고 가벼워 보이는 분위기와는 달리, 막상 플레이하는 순간만큼은 제법 진지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화면은 유쾌한데 제 손은 점점 꼬이고, 그렇게 허둥대다가 게임이 금방 끝나 버리면 괜히 더 아쉬웠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또 한 번 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바로 그 점이 이 게임의 묘한 매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고전게임을 넘어선 신입사원 석돌이의 개성
세월이 지나 다시 떠올려 보면, 신입사원 석돌이는 단순한 고전게임 이상으로 독특한 개성을 가진 게임이었습니다. 다른 게임들이 힘이나 속도, 화려한 액션으로 기억에 남는다면, 이 게임은 설정 자체의 엉뚱함과 분위기의 특이함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게임의 중심에 회사원 같은 인물이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장난스럽고 가벼운데 플레이는 은근히 긴장감이 있다는 점이 아주 특별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이상하고 재미있는 게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생각해 보면, 바로 그 이상함이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영웅도 아니고 전사도 아닌 주인공, 우스운 듯하면서도 묘하게 진지한 화면 분위기, 그리고 생각보다 쉬워 보이지 않는 진행 방식까지 모든 요소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화려한 명작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오래 기억 속에 남게 된 것 같습니다.
결국 제게 신입사원 석돌이는 너무 대단해서 기억에 남은 게임이 아니라, 너무 독특해서 잊히지 않는 게임이었습니다. 오락실 한쪽에서 괜히 피식 웃으며 바라보다가도, 막상 동전을 넣으면 금세 진지해지게 만들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 게임을 떠올리면 단순한 고전 액션 게임 하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오락실 특유의 소음과 공기, 그리고 괜히 한 번 더 해 보고 싶어졌던 그 묘한 감정까지 함께 떠오르게 됩니다.
신입사원 석돌이는 어린 시절 제게 아주 특이한 방식으로 각인된 오락실 게임이었습니다. 제목부터 평범하지 않았고, 화면 분위기도 어딘가 엉뚱했으며, 직접 해 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웃긴 게임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오래 기억에 남는 게임은 가장 화려한 게임이 아니라, 다른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감정을 남긴 게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입사원 석돌이는 제 어린 시절 오락실 기억 속에서 아주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입니다.